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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은 동그랗고, 뾰족하다.
작성자 postershop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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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2-06-29 14: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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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11

늦은 밤이다.

오늘은 이불 대신 책상 위로 새하얀 종이를 가지런히 뉘인다. 지금도 누군가 널 쫓는 꿈 꾸고 있을까. 네가 잡히기 전에 이 편지가 도착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 너의 방황은 순전히 사랑이 많은 탓이다. 사랑은 두 군데가 동그랗고, 한 군데가 뾰족하니까. 그러니 삼분의 일 확률로 찔리고 슬퍼할 수밖에 없다. 하나라도 더 껴안으려면 반드시 뾰족한 쪽을 자신의 가슴으로 향하게 해야 한다.

너와는 달리, 나는 비겁해서 둥그런 쪽을 껴안고 몇 개 없는 사랑을 품고 살아왔다. 마치 고슴도치처럼. 다가오는 것들이 죄다 찔리고 아파했지만, 나는 애써 외면했다. 길을 나서지 않은 사람만이 길을 잃지 않는다고 했던가. 덕분에 나는 방황하지 않았지만 몇 년째 제자리에 있다.

네가 하얀 옷을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이 사실을 여태 몰랐을 것이다. 툭 튀어나온 모난 사랑에 점점 깊게 찔리면서도 너는 어떻게 웃을 수 있었나. 베어 나오는 슬픔을 무엇으로 틀어막았나. 지울 수 없는 자국이 생길 때까지 너는 몇 개의 비누를 야위게 했는가.

옷이 많이 해졌구나. 새 옷은 내 하얀-피부를 깁어 만들면 좋겠다. 흉터 없는 피부는 더 이상 자랑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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