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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서히 울고 말겠지만.
작성자 postershop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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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2-06-29 14: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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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93

아! 많은 빛이 보여요. 많은 사람이 보여요. 사랑이 가득한 세상이라고 말하면 나는 이상한 사람인가요. 우리는 서로를 너무 사랑해서 멀리서 지켜만 보고 있죠.

벽 하나를 두고 빼곡하게도 모여있네요. 자세히 보니 잠든 당신 깨울까 조심히 걷는 사람들. 숨죽인 채 사는 사람들. 부딪히지 않도록 몸을 웅크리는 사람들. 사랑스러운 사람들.

가끔은 길을 걷는 당신이 무슨 노래를 듣는지 알고 싶어요. 마주 보면 침묵하기로 약속한 것도 아닌데- 목소리는 누구를 위해 그렇게 아껴두셨나요.

도시에 살다보면 서서히 울고 말겠지만, 이곳을 사랑할 수밖에요. 당신이 있는 곳. 외로움이 많은 나는 어떻게 해서든 여기에 있고 싶어요. 멀어지고 싶지 않은데 쉽지 않군요.

이곳에 있다 보면 비록 말은 섞지 못해도 우리 서로 한번은 마주치겠죠. 서로 눈 한번 마주치지 않아도 같은 숨을 쉬겠죠. 그거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조금 무섭군요.

안녕, 하면 당신이 휙 돌아설까요. 아니 분명 안녕, 해주겠죠. 그런데 눈은 웃지를 않을 것 같아요.

나는요, 점점 작은 방으로 이사를 가요. 그럼 조금 더 오래 여기 남을 수 있어요.

더 얇아진 벽. 어쩌면 당신과 더 가까워진 거예요. 더 작아진 방. 더 조심히 걸어요. 더 숨죽이고... 더 힘껏 몸을 웅크려요.

혹시라도 미움을 살까요. 보고싶어요. 그러니 벽 가까이 붙어 잠들게요. 작은 침대가 내겐 너무 넓군요.

저기 밝게 타오르는 성화도 사람이 이어야 불이 꺼지지 않는데 나는 바람이 불면 금방이라도-.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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