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세 번입니다. 세 번의 편지를 더 쓰고 나면 당신은 이제 그만 여름을 접고, 가을을 따라 내게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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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봄 사이 심어두고 간 능소화가 땅으로 떨어지고, 수화음이 이어지지 않은 것처럼 매미도 울음을 그치면, 그때는 정말 돌아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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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도 달력 작은 글씨를 소리 내 읽을 수 있는데 왜 매번 당신은 다음 계절에 숨어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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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는 길은 멀고 여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은 마세요. 떨어질 잎사귀 모두 주워 초록 물감을 칠해 나무에 매어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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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늦어 가을 즈음 도착하겠다 하시면 나는 당장에라도 솜이불 꺼내고, 두꺼운 외투로 몸을 감쌀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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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찾아오는 게 아니라, 찾아가는 것이라 한 말을 기억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