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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연은 짓궂습니다. 심한 변덕이 여름비를 닮았습니다.
작성자 postershop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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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2-03-02 16: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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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47

우연은 짓궂습니다.

심한 변덕이 여름비를 닮았습니다.

날이 맑기를 기다리거든 어김없이 울음을 터트리고, 쏟아지는 눈물 훔쳐보고자 작은 손수건 챙겨 나가면 하릴없이 송골송골 맺힌 땀만 닦게 됩니다.

당신도 그렇습니다.

날개가 부러진 새처럼 우연히 찾아든 마음이지만, 나는 밤낮으로 붕대를 갈고 사랑 잘게 부수어 그 입에 흘려보냈습니다.

그리고 떠나던 날, 이른 새벽부터 알았습니다. 비가 내리는 구름보다 더 높은 곳을 날던 당신이고, 나는 바위 뚫고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으니 두 번의 우연은 찾아오지 않을 것을요.

이제는 저 멀리 날개가 달린 것 모두 당신인 줄로만 압니다.

고백하건대, 이따금 당신이 한 번만 더 다치길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기다림에 엉겨 붙은 못난 마음도 이제 끝입니다.

내일은 바다를 건너 사라진 당신 따라 내 몸도 너른 바다 위로 띄워보려 합니다.

뿌리를 모두 끊어 냄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겠습니다.

바닷물이 떠나가고 세상을 빙 둘러 다시 제자리로 오기 위해서는 이천년쯤의 시간이 필요하다 합니다.

이 긴 시간 사이 한번을 마주치지 못할까요.

자, 가겠습니다.

더 이상 우리 사이에 우연은 없고

오직 당신에게 가는 내가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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