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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메아리처럼 너로부터 시작해 다시 너에게로.
작성자 postershop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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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2-03-02 16: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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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38

지금 태어나는 모든 것들이 너와 생일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사랑스럽다.

나도 될 수 있다면 한번 죽고 다시 네 생일에 맞춰 태어나 사랑스러워지고 싶다.

입버릇처럼 유난스러운 것 없다 하지만, 이런 구실이라도 없으면 너는 이런 작은 편지에도 괜히 미안해할 걸 안다.

네게 다가오는 모든 친절을 곱씹으며 구태여 이유를 찾으려 할 것도 안다.

그럼 말주변이 없는 탓에 그냥 너니까, 하고 마는데 쑥스러워 애써 땅을 보는 네가 나는 좋다.

모든 것들이 메아리처럼 너로부터 시작해 다시 너에게로 도착한 것일 뿐인데.

하지만 이토록 기쁜 오늘도 걱정뿐이다.

온기 옆으로는 더 따듯한 것이 아닌, 온기가 필요한 것들이 모이니까.

잠시 지나가는 이라도 추위에 떨 거든 넌 네 곳은 심지를 열심히도 태운다.

그러다 정작 본인에게 긴 겨울이 찾아오거든 훅 꺼져버리는 건 아닐까.

고백하건대, 나는 사실 온기를 나누어 본 적이 없다.

여태 온기가 필요한 것 중 하나였으니.

그렇기에 언젠가 네게도 극야(極夜)가 찾아왔을 때 서투른 나의 온기가 너에게 닿지 못할까 두렵다.

다만 네가 숲을 좋아하는 걸 알게 된 몇 해 전부터는 허락하는 시간 동안 계속 나무를 심고 있다.

네 심지가 다 타버리기 전에 나무가 조금이라도 더 자라 널 기쁘게 해주면 좋겠다.

그러니까, 지칠 때가 오거든 내게 숲에 가자고 한마디만 해주면 된다.

나를 닮아 엉성하게 자란 나무들과 작은 들꽃들뿐이지만

매일 자라고 있는 선물을

네가 좋아해 주길.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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