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읽어주세요.
아름다운 것들 앞에 서 있던 그때 그 마음엔 오히려 아쉬움과 후회가 부풀어 올랐습니다.⠀매년 꽃이 피는 것과 동시에 꽃이 지는 것을 걱정했고, 선선해진 바람결에도 다가올 겨울을 지레짐작했습니다.⠀더 많은 것을, 더 온전히 담으려다 결국 무엇도 담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한 자리에 오래 머물면 그곳의 향을 맡지 못하듯 지나가야만 하는 것들을 구태여 붙잡지 않아야 했습니다.⠀올봄은 바닥에 떨어진 꽃들에 슬퍼하지 않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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