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guage

현재 위치
  1. 게시판
  2. 편지 읽기

편지 읽기

편지를 읽어주세요.

게시판 상세
제목 곧잘 망치를 질투하곤 했습니다.
작성자 postershop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22-03-02 16:19:04
  • 추천 추천하기
  • 조회수 96

이따금 내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면 곧잘 망치를 질투하곤 했습니다.

역시 망치는 쓸모가 있으니까요. 못을 박고 있는 망치는 정말 행복해 보이니까요.

그럼 내가 망치가 되어 못을 박다 보면 나도 행복해질까요? 어떻게든 못이 다 박히기만 한다면, 상처 조금 나는 것이야 아무렇지 않을까요?

쓸모의 공백을 견디지 못했던 저는 이런 우스운 생각을 많이도 했습니다.

주위를 돌아보면 모든 게 쓸모를 가지고 태어난 것들뿐이니 그럴 수밖에요.

하물며 거리에 버려진 커피 캔조차 어느새 담배꽁초를 차곡차곡 쌓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뚜렷하게 무언가 되고 싶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쓸모를 찾으며 그렇게 괴로워하면서도 말이죠.

아, 이제 알겠습니다.

철없는 소리 같지만 저는 아무래도 쓸모있는 망치가 되고 싶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한번 망치가 되면, 많은 시간이 지나도 끝내 더 나은 망치가 될 뿐입니다.

게다가, 끝끝내 가장 못을 잘 박는 망치가 되었는데 어디에도 박을 못이 없다면 난 무엇인가요? 그때에도 나는 망치일 수 있을까요?

나는 필요하다면 잠시 망치가 될 수 있지만, 망치는 내가 될 수 없는데 왜 그렇게 부러워했을까요.


첨부파일
비밀번호 수정 및 삭제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댓글 수정

비밀번호 :

/ byte

비밀번호 : 확인 취소

WORLD SHIPPING

PLEASE SELECT THE DESTINATION COUNTRY AND LANGUAGE :

GO
close